Monday January 30, 2023

이태원 참사(압사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대상일까?

참사 현장

이태원참사(압사사고) 개요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는 연례행사인 성지순례 도중에 집단 압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비좁은 장소에 한번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압사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 2015년 9월, 순례객 압사사고로 769명 사망, 934명 부상
  • 2006년 1월, 순례객 압사사고로 362명 사망
  • 2004년,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로 인하여 폭력사태 발생으로 244명 사망
  • 1990년, 순례객 압사사고로 1,426명 사망

 

이슬람 국가에서나 일어날법한 대규모 압사사고가 지난달 대한민국 서울에서 발생하였다.

지난달 29일, 이태원역(지하철 6호선) 1번 출구 인근의 비좁고 가파른 골목에서 핼러윈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 다수가 깔려 다음 날 새벽까지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이태원 일대는 아비규환이 됐다.

 

참사 현장

그림1. 이태원 참사 현장(출처: 부산일보)

 

해당 참사로 전체 사상자 354명(사망157명, 부상 197명)이 발생하였다. (2022.11.11. 기준)

 

사고 원인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길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데에는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길에 수많은 인원이 몰렸다는 점이다.

참사가 발생한 장소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있는 대로로 내려오는 좁은 골목길이다. 해밀톤호텔 옆 좁은 내리막길은 너비 4m, 길이 45m 안팎이다. 넓이로 계산하면 55평 남짓에 불과하다. 기껏해야 성인 5~6명이 옆으로 나란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술집, 클럽 등에서 야외 테이블을 내놓으면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더욱 좁아졌다.

 

통제되지 않는 수많은 인원 → 집단 패닉

참사가 벌어지기 전 한때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우측통행을 하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 이 골목이 수용할 수 있는 이상의 사람이 몰리면서 혼란이 빚어졌다. 인파에 휩쓸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골목길을 오르내렸다는 경험담이 많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자체나 기업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다보니 통제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집단 패닉’에 빠지면서 피해는 더욱 커졌다.

현장에 있었으나 참변을 피한 생존자들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누군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은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나 결정적 계기를 특정하기보다는 그저 “순식간이었다”고 표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일부 사람들은 “뒤로 뒤로”라고 외쳤는데 일부가 “밀어 밀어”로 잘못 듣고 앞 사람들을 밀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명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증언 등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목격담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군중의 공황 상태도 피해 확산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인파, 좁고 경사진 골목, 술과 전단지 등으로 미끄러운 바닥 등 불안전한 환경적 요소로 인해 사람들이 한꺼번에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골든타임

압사사고의 주요 사망원인은 질식이다.

인파가 뒤엉킨 탓에 당시 출동한 소방과 경찰도 구조에 애를 먹었다. 또 출동한 소방대원과 경찰이 아래에 깔린 피해자를 빼내려고 했으나, 사람이 뒤엉키면서 꽉 끼인 탓에 구조가 쉽지 않았다.

소방서와 사고현장은 100m 거리로 멀지 않았지만, 구급대가 인파를 뚫는 데 애를 먹어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심정지, 호흡곤란 환자가 300명 가까이 나오면서 1 대 1로 해야 하는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구급 대원도 턱없이 부족해 전문적이지 않은 시민들까지 가세해야 했다. 참사 뒤 귀가하려는 시민들의 차량이 이태원로에 집중되면서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병원으로 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는 게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뉘는데,  사업장(회사) 내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는

  • 중대산업재해 : 사업장 내에서 발생 > 고용노동부에서 조사
  • 중대시민재해 : 경찰에서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건, 세월호 침몰 사고 등과 같이 ‘공중이용시설, 제조물 등과 관련해 일반 시민이 당한 중대한 사고‘는 중대시민재해로 분류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

  • 사망자가 1명 이상
  •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이번 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 다루는 중대시민재해로 볼 수 있을까?

중대시민재해는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 때문에 발생한 재해다.

*공중이용시설은 지하역사, 철도역사·여객자동차터미널·항만시설 대합실, 실내주차장, 교량, 터널, 항만, 댐 등이다.

 

중대시민재해 처벌대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소홀히 해 중대시민재해를 막지 못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이번 참사는 희생자 규모 측면에서는 의문의 여지 없이 기준을 웃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이 법에 규정된 공중이용시설이 아니며,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서 일어난 사고라 이 법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밀턴호텔 옆 도로가 공중이용시설인지가 관건인데, 결론적으로 도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중대시민재해 처벌???

여의도 불꽃축제나 이태원지구촌축제 등과 달리 이번 ‘핼러윈 축제’는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주최자 없이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해야 할 책임자가 불분명하다.

아마도 여의도 불꽃축제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면, 주관사(H그룹)에 책임을 지웠을 것이다.

 

 

출처

[그림1] 비좁고 비탈진 골목에 몰린 인파, 옴짝달싹 못 하자 ‘집단 패닉’ – 부산일보 (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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